근대서화

찬란했던 근대 미술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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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서12곡
행서12곡
Calligraphy
行書12曲
동농 김가진(東農 金嘉鎭 , Kim Ga-Jin)
종이에 먹(Ink on paper)
149x26cm 1905년
城郭休過識者稀 哀猿啼處有柴扉
滄江白石漁樵路 日暮歸來雨滿衣
성곽은 지나지 말게나 식자(識者)가 드무니, 슬프게 잣나비 우는 곳 사립문 있네.
푸른 강 흰 돌은 고기 잡고 나무하는 길이며, 해 저물어 비가 옷에 가득하네.
綠樹重陰著四鄰 靑苔日厚自無塵
科頭箕踞長松下 白眼看他世上人
푸른 나무 짙은 그늘 네 이웃이 두드러지고, 푸른 이끼 날로 두터워지니 스스로 티끌 없어지네.
민머리로 큰 소나무 아래에 다리 뻗고 앉아서, 곁눈질로 다른 세상 사람 보듯 하네.
鹿袖靑藜鼠耳中 潛夫豈解拜朝紳
白屋黎床還共入 山妻老大不羞人
녹수 옷에 청려장 짚고서 세상 피해 사는 남자, 어찌 조정에 나드는 신사를 이해하리오.
초집에 검은 잠자리 돌아와 함께 드니, 마누라는 늙어서 남을 부끄러워하지도 않네.
雲淡風輕近午天 訪花隨柳過前川
傍人不識余心樂 將謂偸閒學少年
구름에 희미한 바람은 가벼운데 낮때는 가깝고, 꽃을 찾아 버드나무 따라 앞 시내를 지나네.
곁 사람 알지 못하니 내 마음 편안하고, 바쁜 가운데 틈을 찾는 소년에게 배움이 장차 이르리.
種茶巖接紅霞嗚 灌稻泉生白石根
皤腹老人頭似雪 海棠花小戱兒孫
바위 가까이 차나무 심고 붉은 노을 낀 마을, 여문 벼에 물대는 샘이 흰 돌 뿌리에서 생겼네.
배 불룩하고 살찐 노인 머리는 눈같이 희고, 손자 아이들은 해당화 희롱함을 적게하네.
雪裏靑松雨後山 看來容易盡來難
早知不入時人眼 寧把臙脂寫牧丹
눈 속의 푸른 소나무와 비온 뒤의 산은, 보아오기는 쉬워도 모두 와서 보기는 어렵네.
사람들의 눈에 들지 못하는 때를 일찍이 알았다면, 어찌 연지를 손에 잡고 모란을 그리지 않았으리오.
野水參差落漲痕 疏林欹倒失霜根
扁舟一櫂歸何處 家在江南黃葉邨
들물은 높고 낮게 빠졌다 붙었다 흔적 두고, 숲은 기울고 넘어져 땅에 서릿발이 일지 않네.
쪽배 한 번 저으면 어디로 돌아가는지, 집은 강남의 황엽마을에 있네.
半畝方塘一鑑開 天光雲影共徘徊
悶渠那得淸如許 爲有源頭活水來
반무의 모진 연못 한 거울처럼 열리니,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 함께 배회(徘徊) 하네.
번민하는 그 사람 어찌 이 같이 맑은 마음을 얻었을까, 샘의 근원에서 힘찬 물이 흘러 왔네.
寒雨連江夜入吳 平明送客楚山庄
洛陽親友如相悶 一片氷心在玉壺
차가운 비 강을 이어 밤에 오나라에 들어오고, 아침 해 밝아올 무렵 초산장(楚山庄)에서 손님을 보내네.
낙양 친한 벗 서로 번민 한 듯하고, 일편의 깨끗한 마음 옥호(玉壺) 속에 있네.
開外桃花三倆枝 春江水暖爭先起
蔞苦滿地蘆芽短 正是河豚頭上時
복숭아 꽃 세 가지 두 가지 밖에 피고, 봄 강물 따뜻함 다투어 먼저 일어나네.
물 쑥은 온 땅에 가득할 갈대 싹 짧으니, 바로 이 복어가 나타날 때가 되었네.
瀟湘何事等閒回 水碧沙明兩岸玄
二十五鉉彈夜月 不勝淸怨却飛來
소상강은 어떤 일로 등한히 되는지, 물은 푸르고 모래는 밝으나 양편 언덕은 검네.
이십오 현 타는 밤 달의 맑음을 이기지 못한 원망이 도리어 날아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