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서화

찬란했던 근대 미술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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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igraphy
書簡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 Kim Jeong-Hee)
종이에 먹(Ink on paper)
34x85,5cm
이 서간은 초의와 무주가 공부한것을 추사에게 질문하고 추사가 답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書來雙披雙慰況歸後初信安得 不欣繹第草師書意祛此塵囂占
彼淨界頗有得之自在底色喜間夫 固可賀也但此江上種種淨通令人固可厭然
草師腹中亦具一種物雖阿僧劫草師 在時銷不得此一種物未知江上腹中同
歟矣歟若甚異也金剛神似不遠避 於南山律師若其同也寧復江上獨穢
腹中自香不念腹中只責江上殊未覺 其可也元住三案之示甚善便不難知如
朝聞道一案(朝聞道而夕死可也)壁如師輩只是如是我聞之
聞而已若聞我聖人之道雖夕死可矣道者 卽聖人之道若非聖人之道非道也無隱一
案聖人之道希在方策如日中天何嘗有私於 儒而隱於禪也至如獨樹花發之句是不
過詞人寫量語何關於聖人大道也苟欲引 觸聖人之道卽如是分明耳未知謂何
當謂我好辯而不得不辯也万象主一案 當句內不說間是何足擬議於大道耶其云物
也象也有似乎吾道中語而吾道中本無此 等句語若以爲禪家秘妙也則物與象本
筍子滿案師輩只知其出於古禪德而謂 此語之必續命傳髓之妙諦也不以參究
轉轉膠葛爲其纏繞自入於黑暗鬼窟 欲望人○地一聲有是理乎師若於此
諾然悟徹此是○地光景須自計於○ 地家計之不晤何以及人爲也此皆精進門
中種種事業一步進一步處吾雖遠 在千里之外耳根無礙爲俟夫
兩師○地一聲順叩 梵佳十一月二十九日雙脩具○ 外具新蓂
芋社卽傳 草衣无住兩師合照
편지가 와서 두 가지를 펴보고 두 가지로 위로 되었으니 하물며 돌아간 뒤에 처음 편지는 어찌 기뻐하지 않겠는가. 다만 초의 선사의 편지 뜻은 이 세상의 분란을 떨어 없애고,깨끗한 세상을 차지하면 자못 얻음이 자유자재로 색희(色喜) 사이에 있으니 진실로 하례할 만 하오. 다만 이 강상(江上)은 종종 정(淨)과 통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진실로 가히 편안할 수 있습니다.
초의 선사의 뱃속 또한 일종의 사물이 갖추어져 비록 아승기겁(阿僧祈劫) 전에 초의 선사가 계셨을 때 녹일 수 없는 이 한 가지 사물은 강상(江上)을 알지 못한 뱃속과 한가지인가? 만약 그것이 다르다면 금강신(金剛神)이 남사율사(南山律師)에게 멀리 피하지 않을 것이니 만약 같다면 어찌 다시 강상을 홀로 더럽히고 뱃속은 스스로 향기로울 것인가. 뱃속을 생각하지 않고 다만 강상이 달라짐을 책함을 깨닫지 못함은 옳을까요.
원주(元住:본래의 住持인 듯)의 삼안(三案:세가지 안)이 제시되었는데 매우 선(善)하고 문득 알기 어려움도 아니요 (朝聞道而夕死可也: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인 일안(一案)은 벽관(壁觀:벽을 향하여 참선함)함과 같습니다. 사배(師輩)들은 다만 이처럼 하시오. 이 같음은 내가 들었고 들었을 뿐이오. 만약 우리 성인(聖人)의 도(道)를 들었다면 비록 저녁에 죽어도 좋다 하였으니 도(道)라 함은 곧 성인(聖人)의 도(道)로 만약 성인의 도가 아니면 도가 아닙니다.
일안(一案)도 숨김없음이 성인의 도로 방책(方策)에 있기를 바람은 해가 하늘 가운데 있음과 같습니다. 어찌 일찍이 유학에 사사로이 선(禪)에 숨김이 있겠습니까? 독수화발지구(獨樹花發之句)같음에 이르러서는 이는 사인(詞人:시가나 문장을 짓는 사람)들의 말을 헤아려 베낌에 지나지 아니하니 어찌 성인의 대도(大道)에 관계하리오. 진실로 성인의 도를 마음속에 음미 한즉 이는 분명 할 뿐이니 어찌 마땅히 내가 변론을 좋아한다 하리오.
부득이 변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상주일안(万象主一案)을 글귀 안에서 말하지 아니함은 또한 이는 족히 대도(大道)에 생각하고 의논하였다 하리오. 그것은 물(物)이며 상(象)이라 말하며 오도(吾道)중의 말에 비슷함이 있습니다. 오도(吾道) 중의 근본은 차등의 구어(句語)가 없으니 만약 선가(禪家)의 비묘(秘妙)로 여긴 즉 물(物)과 상(象)의 근본입니다. 순자만안(筍子滿案)은 당신들이 다만 옛 선덕(禪德)에서 나옴을 아니 이 말이 반드시 명을 잇고 골수에 전하는 오묘한 진리라 할 만 합니다.
참선하여 진리를 연구하지 아니하고 이리저리 도리에 거스름으로써 그 일신의 자유가 휘감겨 스스로 어두운 귀신의 굴에 들어가니 욕망으로 사람이 화지일성(○地一聲:화지일하라고도 한다. 각고수행으로 의심되는 것을 알려고 애를 쓰다가 홀연히 큰 진리를 활짝 깨쳤을 때 자신도 모르게 기뻐서 지르는 큰 소리.)하는 이 이치가 있을까요.
당신들이 만약 이에 순종하여 갑자기 깨우치며 모름지기 스스로 화지일성을 계획하면 가계(家計)가 밝지 아니 하리니, 어찌하여 사람에게 미침을 삼을까요. 이는 모두 정진문중(精進門中)에 종종 있는 사업으로 한걸음 나아가 한걸음에 처하니 내가 비록 천리의 밖에 있다 할지라도 근본이 막힘이 없으니 기다림이 됩니다. 무릇 두 선사의 화지일성은 순조롭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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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즉전 초의무주양사합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