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서화

찬란했던 근대 미술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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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산수
사계산수
Landscape
四季山水
추당 박호병(秋堂 朴好秉 , Park Ho-Byoung)
비단에 수묵담채
119.5 x 36.5 cm
幾家茅屋水邊村 花落春潮夕到門
溪上數峰靑似染 居人說是武陵源
물가 마을에 몇 채의 띳집이 있나
꽃 지자 봄 물결 문 앞에 이르네.
시내 위 몇 봉우리는 푸른빛을 물들인 듯
그곳 사람들 여기가 무릉도원이라 말하네.
罨畫溪頭春水明 高人逸筆思縱橫
雲山多少玄暉句 不道毫端畵得成
그림 같은 개울 머리에 흐르는 봄물은 환한데
고인은 뛰어난 필치에 생각도 거리낌이 없네
구름 낀 산엔 사현휘의 글귀가 얼마나 많은가
붓끝으로 그려 완성할 수 있다 아니 말하려네.
煙霞性癖不須醫 詩酒平生敎我癡
醉筆何須論巧拙 意中山水只如斯
산수를 향한 병적인 사랑은 고칠 게 없는데
시와 술의 풍류 평생이 나를 어리석게 했네.
취중 붓놀림에 잘잘못을 따질 것 뭐 있으랴
마음 가운데 산수가 다만 이와 같을 뿐인데.
千仞顛厓勢欲傾 飛流濺眼雪花明
長風卷入層雲去 都作天台暮雨聲
천길 벼랑이 막 무너져 내릴듯한데,
쏟아지는 폭포의 물보라가 눈앞을 가리네
바람이 밀려 구름속으로 사라지는가 싶더니
천대의 저녁비 내리네.

石壁層巒千仞高 半空飛瀑韾雲璈
有人獨坐閑窓下 靜聽松風落翠濤
돌절벽 층층이 쌓인 봉우리 천길로 높고
허공에 반 걸린 폭포는 운오 소리에 화답하는데
한 사람 한가한 창 아래 홀로 앉아서
조용히 솔바람 소리 푸른 파도인 양 듣고 있네.
小結茆寑四五椽 蕭蕭竹樹帶秋煙
呼童掃取空堦葉 好煮山廚第二泉
네댓개 서까래로 조그만 침실 만들어
소소한 대나무숲 가을연기 둘렀네.
아이 불러 섬돌에 나뭇잎 거두어
산속의 부엌 따스하게 데우네.
寒鴉幾點遠樹秋 溪上人家倚碧流
良友不來天欲暮 西風吹老白蘋洲
갈가마귀 몇 점의 먼 나무엔 가을인데
시냇가 인가는 푸른 물결에 의지했네.
좋은 벗은 오지 않고 날만 저물려는데
서풍이 늙은 흰 마름 물가에 스치누나.
雪後雲林梅已華 西風吹急鴈行斜
溪山寂寂無人跡 好問林逋處士家
눈온 뒤 구름 숲에 매화 이미 피었거늘
서풍이 급히 부니 기러기 비스듬히 나네.
시내 산은 적적하여 사람 자취 없으니
즐거이 임포처사의 집이 어딘지 묻는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