八月이라 가을이 깊고 바람 사납게 불어
우리 지붕의 三重 이엉 말아 올렸네.
이엉이 날아가 강을 건너 강가에 뿌려지니
높은 것은 긴 숲의 나뭇가지 위에 걸렸고
낮은 것은 바람에 나부껴 돌다가 웅덩이에 빠졌다오.
南村의 아이들 나의 늙고 힘 없음 업신여기고는
차마 대면하고서 도적질하네.
공공연히 이엉 안고 대숲으로 들어가니
입술이 타고 입이 말라 소리칠 수 없어
돌아와 지팡이에 의지해 스스로 한탄하네.
잠시 후 바람은 멎고 구름은 흑빛이니
가을 하늘 막막하게 저녁 향해 어두워지네.
삼베 이불 여러 해 되어 쇠처럼 차가운데
예쁜 아이 잠버릇 나빠 속을 밟아 찢었다오.
床마다 지붕 새어 마른 곳 없는데
빗줄기는 삼대처럼 내려 끊이지 않누나.
난리 겪은 뒤로 잠이 적어지니
긴긴 밤 축축히 젖어 어이 밤을 샐는지.
어이하면 너른 집 천만 칸 얻어
천하에 가난한 선비들 크게 비호하여 모두 즐거운 얼굴로
風雨에도 움직이지 않고 산처럼 편안히 있을런가.
아! 어느 때에나 눈앞에 우뚝히 이러한 집 볼는지
내 집만 유독 부서져 얼어 죽더라도 만족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