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서화

찬란했던 근대 미술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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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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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igraphy
行書
고당 김규태(顧堂 金奎泰 , Kim Gyu-Tae)
종이에 먹(Ink on paper)
114 × 24 cm 1958
< 두보 杜甫 - 茅屋爲秋風所破歌 모옥위추풍소파가 >

八月秋高風怒號하여
卷我屋上三重茅라
茅飛渡江洒江郊하니
高者掛罥長林梢하고
下者飄轉沈塘坳라
南村群童欺我老無力하여
忍能對面爲盜賊이라
公然抱茅入竹去하니
脣燋口燥呼不得하여
歸來倚杖自歎息이라
俄頃風定雲黑色하니
秋天漠漠向昏黑이라
布衾多年冷似鐵인데
嬌兒惡臥踏裏裂이라
床床屋漏無乾處하니
雨脚如麻未斷絶이라
自經喪亂少睡眠하니
長夜沾濕何由徹고
安得廣廈千萬間하여
大庇天下寒士俱歡顔으로
風雨不動安如山고
嗚呼何時眼前突兀見此屋고
吾廬獨破受凍死亦足이로다


두보 - 초가집이 가을바람에 무너진 것에 대한 노래

八月이라 가을이 깊고 바람 사납게 불어
우리 지붕의 三重 이엉 말아 올렸네.
이엉이 날아가 강을 건너 강가에 뿌려지니
높은 것은 긴 숲의 나뭇가지 위에 걸렸고
낮은 것은 바람에 나부껴 돌다가 웅덩이에 빠졌다오.
南村의 아이들 나의 늙고 힘 없음 업신여기고는
차마 대면하고서 도적질하네.
공공연히 이엉 안고 대숲으로 들어가니
입술이 타고 입이 말라 소리칠 수 없어
돌아와 지팡이에 의지해 스스로 한탄하네.
잠시 후 바람은 멎고 구름은 흑빛이니
가을 하늘 막막하게 저녁 향해 어두워지네.
삼베 이불 여러 해 되어 쇠처럼 차가운데
예쁜 아이 잠버릇 나빠 속을 밟아 찢었다오.
床마다 지붕 새어 마른 곳 없는데
빗줄기는 삼대처럼 내려 끊이지 않누나.
난리 겪은 뒤로 잠이 적어지니
긴긴 밤 축축히 젖어 어이 밤을 샐는지.
어이하면 너른 집 천만 칸 얻어
천하에 가난한 선비들 크게 비호하여 모두 즐거운 얼굴로
風雨에도 움직이지 않고 산처럼 편안히 있을런가.
아! 어느 때에나 눈앞에 우뚝히 이러한 집 볼는지
내 집만 유독 부서져 얼어 죽더라도 만족하리라.